딸 살해혐의자들과 공동피고 母, 변호인도 같아... 인천 ‘구원파’교회 여고생 사망 건

▲ 인천지방법원 5일 재판 후 나오고 있는 인천 여고생 사망 건 피해자 친모... 공동피고

구원파 기쁜소식선교회 인천교회에서 발생한 ‘멍투성이 여고생 사망 사건’의 첫 재판이 열렸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장우영)는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교회 관계자 3명과 아동유기 혐의를 받는 피해자 어머니 사건을 병합해 재판을 진행했다.

지난 5월 15일, 인천 남동구 구원파계열 기쁜소식선교회 지교회에서 ‘여고생 사망 사건’ 발생. 교회에서 식사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사망했다. 발견 당시 두 손목에 결박 흔적이 있었고 온 몸에 멍이 있었다.

피해자 A(17)양은 대전 새소리음악중고등학교 재학생이자 그라시아스합창단 예비 단원이었다. 3월부터 교회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특히 해당 교회에서는 5월 12~14일, 3일간 ‘박옥수 목사 성경세미나’가 있었다. 사건은 세미나를 마친 다음 날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검찰은 그라시아스합창단장인 설립자 박옥수의 딸 박모(52·여) 씨를 ‘아동학대살해죄’ 적용,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박씨가 피해자에 대한 감금·결박 등을 실행에 옮기도록 지시한 점을 미뤄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아동학대살해죄’ 혐의로 단원 조모(41·여) 씨를 구속 기소했고, A양과 약 2개월간 함께 생활하던 신도 김모(55·여) 씨에게는 아동학대살해와 함께 중감금,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유기·방임 등 4가지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김씨가 A양을 장기간 교회에 감금한 뒤 결박하는 방법으로 학대하고, 이 때문에 생명이 위독해진 피해자를 그대로 방치한 점을 미뤄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A양의 어머니 함모(52) 씨를 재판에 넘겼다. 함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딸을 병원이 아닌 교회에 보내 유기하고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교회 신도인 그는 올해 초 남편과 사별한 뒤 2월께 박씨 제안을 받고 세종시에서 함께 살던 딸을 인천교회 합창단 숙소에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인에 대해 ‘폐색전증(폐동맥이 막히는 증상)’으로 추정되며 학대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검찰은 피해자가 ‘장기간 학대에 시달리다 살해당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5일 첫 재판에서 검찰은 “합창단장 박씨가 신도인 김씨와 조씨에게 지시를 내렸고 이 지시에 맹목적으로 이행, 피해자를 감시하고 결박하게끔 하는 등 피고인들은 서로 학대할 것을 공모”했다고 했다.

또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음식물을 먹지 못 하고 거동이 불가능 함에도 구호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3개월 동안 26차례 학대를 당하고 피해자는 대소변도 스스로 가리지 못하고 심지어 허리뼈 골절 등의 상해를 입기도 했다”고 하였다. 모친 함모 씨에 대해선 딸 치료소견 있었음에도 병원 아닌 교회로 보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해 딸 사망 방임했다고 하였다.

피고인들 변호인은 친모 포함 통합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 첫 재판에서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해서 “공소장 정리가 필요하다”며 일축했지만, 만약 재판장이 기록을 작성해야 한다면 “전부 부인하는 의견”이라고 했다. 사실상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 사망 사건 후에도 그라시아스합창단은 공연을 지속하고 있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은 내부 ‘아동학대살해’ 사건으로 물의가 있었음에도 공연이 진행 중이다. 그라시아스합창단 주최 ‘스바보드나’ 공연이 오는 13일 여의도 KBS홀, 14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 16일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있을 예정이다. 과연 공익에 부합되는지?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