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교회서 사망한 딸, 폭행·결박흔적 보고도... 母는 거짓진술에 증언번복

 

▲ 인천 구원파 교회에서 온몸에 멍이 든 여고생이 병원 이송 후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학대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신도가 지난 5월 1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구원파 기쁜소식선교회 인천의 모 교회에서 신도와 그라시아스합창단장의 학대로 숨진 여고생의 어머니가 법정에 출석해 증언을 했다. 친모인 함모(52) 씨 또한 질병이 있는 딸을 교회 내 합창단 숙소로 보내 사망할 때까지 기본적인 치료조차 받지 못하게 하는 등 아동유기·방임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상태다.

* 친모는 2002년경부터 기쁜소식선교회 지교회에 다니고 있고, 두 딸 모두 기쁜소식선교회 산하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라시아스합창단 단원, 또는 함께 활동을 하였으며, 사망한 둘째 딸이 머문 숙소 건물에 큰딸도 함께 머물고 있었다.

2일, 인천지법 형사13부(장우영 부장판사)는 아동학대살해와 중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신도 B(54·여) 씨, 합창단장 박은숙(52·여), 합창단원 신도 C씨(41·여)의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친모 함모 씨는 경찰조사에서는 단장이 아닌 B씨에게 맡겼다고 거짓 진술한 부분을 시인했고, 검찰조사 시 변호사 입회 하에 진술하면서 본인이 일일이 친필로 수정까지 하며 두 줄로 기록 후 본인 도장 찍은 부분까지도 “기억이 안 난다.”, “정신이 없었다”는 등 진술을 번복하였고, 특별히 단장 박모 씨에 관한 내용에는 대부분 “기억이 안 난다” 또는 진술 거부 등 검찰 조사 때와 다른 진술을 하였다.

피해자인 사망한 딸은 구원파교회 숙소에 들어간 날부터 내보내달라 했다.

피해자는 2024.1.11.경 대전의 모 의원에서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진단받고, 다음 날, 모 대학병원에서 ‘추가적인 뇌질환 여부 등도 확인해야 하므로 입원 후 약물치료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소견을 받았다.

이에 친모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함을 인식했죠?”라는 검사의 질의에 “예”라고 대답했다.

위와 같이 피해자에게 즉각적인 입원 및 약물치료가 필요함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장의 제안에 따라 피해자를 병원 등의 치료기관이 아닌 구원파 기쁜소식선교회 소속 합창단 숙소로 보내, 피해자가 사망한 5월 16일경까지 피해자로 하여금 적절한 정신과 치료 등을 받을 수 없게 하였고,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피해 아동의 기본적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하였다.

검찰 공소장에 의하면, 구원파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의 딸, 그라시아스합창단 단장인 박은숙은 합창단의 가입 여부와 공연 일정을 결정하는 등 운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2024.1.13.경 박은숙이 피해자의 친모 함씨에게 전화하여 남편 사망에 애도를 표하는 등 대화를 나누던 중, 함이 피해자인 딸이 정신질환이 있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고, 이를 들은 박은 “병원보다는 교회로 보내는 것이 낫지 않겠냐. 내가 피해자를 데리고 있겠다”는 취지로 제안을 하였고, 함은 이를 수락하였다.

정신질환이 있는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치료해 본 경험이 전혀 없고 관련 분야에 지식이 전혀 없는 마사지 경력의 B와 합창단원 C에게 2024.2.14.경부터 피해자가 교회(인천 남동구 소재 기쁜소식선교회 측 교회 건물 2층, 그라시아스합창단 숙소)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면서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난동을 부리거나 말씀(교리)을 따르지 않을 때에는 마음을 꺾어야 한다.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가해자들끼리 지시하고 이행하였다. 이에 B과 C는 교대로 피해자를 감시하는 방법으로 피해자가 교회에서 나갈 수 없도록 감금하고 난동을 부리는 경우 박은숙의 승인을 받아 그녀를 학대하기로 모의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아동임을 인식하였음에도 피해자에게 기본적인 치료를 받을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채, 오히려 교회를 탈출하고자 하는 피해자를 감시하면서 교회 216호실에 감금하였다.

피해자가 “도망가고 싶다. 차라리 정신병원으로 보내달라”고 말하였음에도 박은숙의 지시에 따라 함께 또는 교대로 피해자가 도망가지 못하게 감시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에 데려가지도 않은 채 이상행동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강제로 복도와 방 등의 청소를 시키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학대함과 동시에 피해자에 대하여 가혹한 행위를 하였다.

이들은 2024.5.2.경까지 피해자의 난동을 막는다는 이유 등을 들어 피해자의 팔과 다리를 등 뒤로 결박한 채, 입을 막고 눈을 가리고, 지하 1층부터 7층까지의 계단을 오르내리도록 시키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

이 같은 행위를 할 때마다 박은숙에게 보고하였고, 박은 “계속 일 시켜”, “여유 가지면 안되고 물러서면 안되고”, “싸워줘”라는 메시지를 전송하고, 3월 16일에는 “엄청 야단쳐야 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학대와 가혹행위를 지속하도록 승인하였다.

피해자는 교회 그라시아스합창단 숙소에 들어간 2월 14일, 당일부터 병원에 보내달라고 말하며 교회에서 내보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강제로 청소를 시켰고, 다음 날인 15일에는 잠을 못 이룬 후, 잠을 재워달라고 하였으나 강제로 성경 중 마태복음을 필사하게 하는 등 방법으로 재우지 않았고, 16일에도 약 5일 이상 잠을 자지 못하고 이상증세를 보이는 피해자에게 성경쓰기 등을 강제로 시켰다. 19일, 이상증세를 보이는 등 병원치료가 필요함에도 피해자의 입을 막은 뒤, 팔과 다리를 결박하였고, 25일에도 정신병원에 보내달라 요청하였으나 여전히 결박한 상태였다. 3월 초순경까지 결박 상태는 이어졌다. 이후에도 수시로 결박하였다.

피해자는 2024.2~5. 무렵 중 불상 시점에 2번 내지 3번 허리뼈 가로돌기에 골절 상해를 입었다.

피해자를 감금하여 가혹행위와 학대행위를 지속하던 중 5월 2일경, 피해자가 많이 안 좋다고 보고하면서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몸의 급소’를, 다음 날 3일에는 ‘병원발작할때 묶는 끈’을 검색하고, 4일에는 ‘정신병원매질’을 검색하는 등 피해자를 제압하여 더 강하게 결박하거나 학대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보기도 하였다. 그러던 5월 4일경. 피해자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지경이 되고, 5월 5일경 “침대에 결박하는 것을 허락한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가혹행위 및 학대행위를 재차 승인하거나 지시하였다. 급기야 5월 6일경부터는 물을 비롯한 음식물을 전혀 섭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으며, 장기간의 강한 결박 등 학대를 받아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할 만큼 손목의 상처도 매우 깊은 상태가 되었는데, 피해자와 함께 생활하여 상태를 알고 있는 피고인들은 평소 정신질환으로 의사표현 조차도 명확하지 않은 피해자를 즉시 병원에서 치료받게 하거나 물과 음식을 섭취하도록 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 또는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게 되었음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들은 오히려 5월 4일경부터 11일 오후까지 피해자의 손과 발목을 등 뒤로 결박하거나 팔과 다리를 침대에 결박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계속 학대함과 동시에 피해자에 대하여 가혹한 행위를 지속하였다.

이를 위해 5월 10일경, 교회 근처 인천 미추홀구 의료용품점인 M상사에 직접 가서 치매 환자 억제용 밴드를 구입하는 등 피해자를 학대할 도구를 마련하였다.

* 그 즈음 5월 9일, 딸의 친모가 숙소가 있는 교회에 방문, 큰딸만 보고 돌아온다. 큰딸의 숙소는 215호실, 작은 딸은 216호실이었다. 당시에도 작은 딸은 지속적인 학대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5월 12일경, 건강이 더욱 악화된 피해자가 말을 듣지 않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꺾어 놓자”고 하면서 이를 박에게 보고하여 승인을 받은 후, 생명이 위독해진 피해자를 병원에 보내지 않고 교회에 감금하는 방법으로 유기하였고, 5월 14일경에는 피해자가 혼자서는 거동할 수 없을 장도로 위중하게 되었음에도 병원 치료를 받게 하는 등의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5월 15일 저녁 7시 40분경까지 그대로 유기, 결국 5월 16일, 다리 부위 등의 전신에 형성된 혈전 등으로 발생한 폐색전증으로 인해 사망하였다.

병원에 도착해 딸의 사망을 확인한 모친은 손목 상처, 온 몸 멍자국 보고도 딸의 사망 원인을 사고사 아닌 질병사로 해달라 의사에게 직접 요청했느냐? 검사의 질문에 “당시 정신이 없었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하였다. 친모는 부검도 원치 않았다고 했다.

당시 교회 측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부검 관련에서 활발히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경찰조사 시 어떻게 하라는 식의 지시를 받고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친모는 사건 후 구원파 기쁜소식선교회 모 신도 집에 머물고 있고(이 또한 박은숙의 지시로 보이는 문자메시지 있음), 딸의 사망 가해자들과 공동 변호인의 조력을 받고 있다.

 

▲ 합창단 탈퇴자들의 피해 호소

이 교회 합창단 내에서는 불과 1년여 전에도 신도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다 도망친 합창단원을 납치·감금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이러함에도 설립자 박옥수 씨는 “우리는 더 이상 죄인 아니다, 더 이상 회개할 필요 없다”고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