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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목회자 전별금 골칫거리로 작용대형교회와 작은교회 불균형 심각

원로목사에 대한 전별금 문제는 한국교회의 큰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교회분열을 획책하고, 교회재정의 불투명성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형교회와 작은교회 간 불균형을 부채질하고, 한국교회를 향한 대사회적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가뜩이나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는 한국교회의 이미지에 심각한 생채기를 내고 있다. 따라서 원로목사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치닫는 전별금 제도를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 또 목회자의 은퇴 후 삶을 책임지기 위해 각 교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은급제도도 현실에 맞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 가속화

서울 마포구의 H교회 원로목사는 은퇴하면서 18억여원의 전별금을 받은 것으로 소문이 자자하고, 서울 화곡동의 S교회 원로목사는 월 생활비 770만원과 10억원 상당의 아파트 등을 은퇴 예우금으로 요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또 서울 S교회 C원로목사는 장로들에게 은퇴 예우금을 받기 위한 공증을 요구했다. 장로들은 공증을 해줬으며, 문제를 제기한 장로들은 출교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내로라하는 대형교회의 원로목사들로 이름만 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목회자들이다. 하지만 정작 아름다워야 할 순간에 인간의 가장 욕망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물론 자신이 20년이 넘게 몸 바쳐 헌신해온 교회에서 은퇴 예우금을 바란다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 액수가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다. 10억대가 넘는 은퇴 예우금은 일반 기업체 퇴직자들도 받아보기 힘든 값어치의 돈이다. 아무리 자신이 오랫동안 시무했다고 해도 잘못된 생각이다. 이는 그동안 자신의 헌신이 주의 종으로서의 역할이 아닌 철저하게 돈을 바라고 목회생활을 이어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이 맡겨놓은 것처럼 거액의 은퇴 예우금을 바라는 것을 보면, 돈의 노예로서의 삶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와 반대로 은퇴 예우금을 전혀 받지 못해 남은여생을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원로목사들도 많다. 사실 10억대가 넘는 전별금을 받는 원로목사의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남은여생 그럭저럭 살아갈 정도의 전별금마저 받지 못해 고통을 당하는 원로목사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의 황혼은 말 그대로 참혹함 그 자체이다. 황혼의 빈곤은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평생 한 교회만을 위해 헌신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하루 3끼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뿐이다.

형편이 넉넉한 대형교회는 현직에 있을 때에는 충분한 사례비를 주고, 은퇴할 때에는 퇴직금과 전별금은 물론 사택까지 지급한다. 별도로 은퇴 후 원로목사가 될 경우 보통 현직에서 받던 사례비의 70%정도를 사망할 때까지 연금으로 매달 지급하는 교회도 있다. 하지만 미자립교회나 작은교회 원로목사들에게는 꿈같은 일이다. 교회운영도 힘든 상황에서 원로목사가 자신의 노후를 위해 전별금을 내놓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장로들과 후임목사의 눈치보느라 당당하게 “전별금 내놓으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도 쉽지 않다.

이들에게는 교단에서 운영하는 은급제도도 신통치 않다. 목회자와 교회가 각각 절반씩 붓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은급제도의 경우 형편이 좋지 못한 경우 처음부터 가입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민연금을 내기에도 빠듯한 교회운영 살림에 교인들 눈치까지 보느라 애초 생각을 접게 된다. 결국 살기 위해 운전대를 잡거나, 아파트 경비 등 단순노동의 길로 접어든다.

은퇴 목회자, 황혼의 빈곤 심각

은퇴 목회자의 예우를 두고도 대형교회와 작은교회 사이의 격차는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누구하나 문제해결을 위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각 교단에서도 은급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주먹구구식 행정을 이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억울하면 돈 벌어라’는 사회의 악습이 교회 안에서도 구구절절 통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 안에서도 무한경쟁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한국교회는 은퇴 목회자 예우차원에서 현실에 맞는 다양한 해법을 제시해 평생을 주의 종으로 산 원로목사들이 최소한의 삶을 영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또 원로목사의 황혼의 아름다운 삶을 위한 좋은 정책이 있으면 교단을 넘어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비록 몇몇 교단이지만 은퇴 목회자들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그들의 안락한 삶을 위한 노력의 불꽃을 지폈다는 점이다.

간단한 예로 구세군대한본영의 은퇴 목회자에 대한 예우는 한국교회 전체가 본받을 만하다. 구세군은 30년이상 사역하고 은퇴할 경우 부부사역자의 경우 은퇴 직전 받던 사례비의 75%를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액수는 180만원 정도로 큰 교회를 시무했든 작은 교회에서 사역했든 동일한 조건으로 지급한다. 이 기금은 전국 각 교회가 내는 분담금과 본부의 수익사업, 그리고 목회자 개인이 매달 2만원씩 내는 금액으로 마련된다.

또한 대한성공회도 비록 교단에서 운영하는 은급제도는 따로 없지만, 국민연금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을 납부하기도 어려운 목회자에게는 각 목회자들이 사례비의 2%를 떼어 마련한 나눔운동 기금을 지원해줘 황혼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이처럼 각 교단에서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은퇴 목회자들의 삶은 한층 나아질 것이다. 대형교회의 경우는 자신들의 담임목사뿐 아니라, 지역의 작은교회 목사들을 위해서도 전별금을 어느 정도 나누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거액의 전별금을 받는 대형교회 목사가 나오지 않도록 교회를 분리하거나 개척교회를 짓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은퇴 목회자들을 향한 교단의 정성과 대형교회의 나눔이 합쳐진다면 한국교회 안에서 은퇴 목회자 전별금을 둘러싼 논쟁은 말끔히 사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인식개선이 한국교회를 건강하게 발전시킨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때이다. 

유종환 기자  yjh44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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