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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이란 이유로 가족공동체에서 외면제사를 숭배차원으로 비약하는 것은 옳지 않아

기독교 진리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새롭게 구상 필요
조상의 삶 자취와 교훈을 살피기 위한 것으로 판단해야

크리스천들이 제사문제로 가족과 갈등 및 불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제사문화에 대한 새로운 추모예배 형식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전도자원이 부족한 한국교회가 제사를 무조건 금지하는 풍토를 버리지 않는다면, 비신자 전도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교회가 기존의 추모예배 형식을 과감히 개혁해 기독교 진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새롭게 구상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 안에서 제사는 가톨릭과 달리 우상숭배의 개념으로 여겨 무조건 금지하고 있다. 우상숭배를 하지 말라는 1계명에 따라 조상제사를 원천적으로 금하고 있으며, 명절에도 제사를 지내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각종 집회 등을 열면서 성도들의 고향길 방문에 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성도들 가정 안에서 갈등과 불화를 조장하면서, 심지어 가족해체란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일어나도록 만들고 있다. 더불어 몇몇 성도들은 제사문제로 교회를 다니는 것조차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제사를 1계명의 우상숭배의 개념으로 여겨 거부하는데 중점을 두지 말고, 효를 강조하는 5계명과 결부시켜 제사의 의미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우상숭배라고 금하던 제사문제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고, 토론을 벌여 합의를 이뤄 새로운 선교의 장으로 열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샤머니즘과 연결되어 무속종교와 정령숭배로 변질된 국내 제사문화를 효를 강조하는 전통적인 유교사상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조상제사의 중요한 목적은 음식을 나눠먹고, 조상들의 역사와 정신을 후대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는데 공감하고, 이런 정신이 구약의 화목제사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제사를 추모의 차원으로 보아야 하지, 숭배차원으로 비약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제사를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그날, 그리고 삶의 자취와 교훈을 살피기 위한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 제사는 먼저 가신 조상이나 가족을 잊어버리지 않으려는 인륜의식이나 전통문화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한국교회가 신, 구교를 막론하고 제사를 금한 것은 초기의 외국선교사들이 한국전통문화를 오해한 것 때문이라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종화 목사(경동교회)는 “유교에는 신이 없기 때문에 제사는 조상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봐야하는데, 외국 선교사들이 이런 전통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제사는 종교적 제례라기보다 사회적 가정의례적 성격이 강함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교회 대부분은 제사대신에 추모예배를 드려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가정불화도 막고, 크리스천으로서 입장도 고려해 가장 좋은 방법은 추모예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추모예배는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가족이 모두 크리스천이라면 추모예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혼자만 교회에 다니거나, 일부만 교회에 나가는 경우는 말이 달라진다. 비신자들은 추모예배 자체가 조상에 대해 불효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성도들이 각종 예식에서 부담이나 갈등을 겪지 않도록 올바른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

또 기존의 추모예배가 가졌던 △불신자 참여를 위한 배려 부족 △추모예배와 제사가 차이가 없는 점 △표준화된 추모식 절차의 부재 △예배라는 형식에만 지나치게 치중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성경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추모예식서를 만들 필요가 있다. 우선 예배와 추모식을 구분해 각각의 특성을 살려야 하고, 고인에 대한 회고시간 추가, 기독교 색채를 줄여 불신자의 거부감을 줄이는 참여방안 간구, 추모예식의 순서 표준화 등을 꾀해야 한다. 더불어 추모예식 대신 간단한 기도와 찬송 후 가족이 둘러 앉아 고인을 회고하는 시간을 갖고, 참석자들이 정성껏 헌금한 것을 가족이나 친척 중 어려운 사람에게 기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와 관련 박종순 목사는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가족공동체를 외면한다든지, 따돌림을 받을 필요는 없다”면서, “기독교인으로서 정체성은 지치되 가족들을 위한 배려와 돌봄, 섬김과 나눔에 있어서는 으뜸이 되고 칭찬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크리스천들의 명절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제주대 사회학과 조성윤 교수도 “추도회가 전통적인 형식과 부딪히고 있다”면서, “조상을 모시는 것을 우상숭배라고 보는 시각은 적지만, 형식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 가정생활위원회 김혜숙 총무는 “가족 중 비신자가 있을 경우 상호 존중을 통한 추도예배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무조건 강요하는 극단적인 방법대신, 명절에 각자 고유한 방식대로 제사를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점진적으로 추도예배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종환 기자  yjh44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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