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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가 또다른 차별 부른다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03.13 09:58

최근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잇따라 발의한 ‘차별금지에 관한 기본법’이 사회적 갈등과 종교 간의 분쟁을 촉발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기독교계는 야당이 최근에 입법 발의한 ‘차별금지법안’이 공통적으로 차별의 사유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금지한다고 하지만, 사회 전체를 위해 끼워 넣지 말아야 할 사안들도 포함하고 있어 악법의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교회언론회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주축이 된 ‘차별금지에 관한 기본법’(차별금지법)의 내용은 대동소이하면서도 약속이나 한 듯 연달아 3건이나 입법 발의되어,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법안들의 공통된 내용은 ‘차별의 사유’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생활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고 예방하여 사회적 평등과 인간의 존엄을 구현한다는 본래 취지와는 맞지 않게 사회적, 종교적 논란의 소지가 매우 크다.

차별의 사유는 성별, 장애, 병력(病歷),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와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前科), 성적지향, 성정체성, 학력,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당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려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차별’이라는 전제하에 사회 전체를 위해, 끼워 넣지 말아야 할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종교적 입장에서 볼 때, 현재 불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위 ‘종교평화법’과도 관련성이 있고, 각 시도의 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와도 내용을 같이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자칫하면 사회 분열과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법안인 것이다.

교계가 악법(惡法)의 소지가 있다고 보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임신과 출산의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조항은 학교에서 성의 방종을 조장할 수 있으며, 종교적 차별을 금할 경우엔 테러와 폭력, 여성인권 묵살에 대한 건전한 비판도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불교계가 추진 중인 종교차별금지법 또는 종교평화법과 상당 부분 유사해 그 관련성에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는 점도 문제이다.

현재 차별이나 인권 침해사례는 ‘국가인권위원회법’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교계의 입장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3항에 보면,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가 ‘차별금지법’ 내용과 흡사하다. 인권위법에 관계 기관에 시정과 권고를 할 수 있는 ‘정책과 관행의 개선 또는 시정 권고’(제25조)조항이 있고, 범죄 행위에 대하여 수사를 의뢰할 수 있는 ‘수사기관과 위원회의 협조’(제34조)도 있다.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고발 및 징계권고’(제45조)도 있고 조사에 정당하게 응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릴 수 있는 ‘과태료’(제63조) 조항까지 있다.

그런 마당에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국가인권위원회에 과도한 사법권이 부여되어 모든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는데 힘써야 할 인권위원회가 또다른 인권 피해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결국 이 법안은 옥상옥(屋上屋)인 셈이다. 더군다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해 종립학교의 인권 실태를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불교단체인 종교자유정책연구원과 용역계약을 맺어 그 신뢰성과 객관성이 떨어져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박근혜 대통령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건 목표는 국민행복시대, 국민대통합이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기독교계가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이 법안이 특정한 목적을 숨긴 채 또 다른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을 다수 내포하고 있다면 이 법안은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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