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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유감미혼모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03.20 10:50

   
 
입양특례법이 개정시행된 작년 8월 이후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입양을 맡기는 쪽도, 입양을 하겠다는 쪽도 주저한다고 한다. 베이비박스에 두거나 아예 버리는 일이 늘어나고 있으니 분명히 문제다. 아이의 친부모 알권리와 입양부모 자격 강화를 골자로 한 법개정을 통해서 입양아의 인권을 보호하자는 취지 자체에 반대할 사람은 적다. 그러나 법개정 이후의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 수도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미혼모에 대한 인식과 우리 정부의 미혼모 정책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풍족하지도 않아도 불행하지는 않아요. 이 아이로 인해 살아가는 이유가 더 생겨요.” 싱글맘의 말이다. 임신 사실을 알렸더니 남자친구는 떠났다. 중절이 떠올랐지만 초음파를 통해서 본 아기의 모습에 키우자고 결심했다. 아무도 격려해주지 않았다. 13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파트타임 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힘들 때 입양을 고려하다가도 자라고 있는 아이를 보면 그랬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고 한다. 작년 5월 노컷뉴스 기사, “‘입양의 날’이 아닌 ‘싱글맘 데이’로 해 주세요“라는 기사에 소개된 이야기다.

연합뉴스 기획취재팀의 ‘갈 길 먼 미혼모 정책’이라는 기사는 정부의 미혼모 지원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입양가정에는 소득에 관계없이 아동이 만 18세가 될 때까지 의료급여 1종으로 지정해 연 260만원 한도 내에서 의료비를 지원하고 만 13세가 될 때까지 양육수당을 월 15만원 지원한다. 입양기관에 지급하는 입양수수료 270만원도 정부가 지원해준다. 그런가하면 미혼모에게는 소득수준이 최저생계비의 130%이하인 미혼모에게 아이가 만 12세가 되기 전까지 월 5만원의 양육비를 지원하고 만 5세 이하인 경우에 5만원을 추가 지원한 것은 작년부터다. 겨우겨우 어렵게 취업을 해서 최저생계비 130% 수준인 122만원을 벌면 지원은 끊긴다. 이런 식으로 양육지원보다 입양지원 쪽에 정책의 무게를 싣고 있으면서, 입양숙려제를 두어 미혼모에게 꼭 입양을 맡기겠는지 미혼모에게 일주일 생각하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차원의 입양장려는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 대표인 한국인 입양아 제인정 트렌카(37세)씨도 문제라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그녀가 강력하게 주장하는 다른 한 가지는 한국사회의 ‘생모 차별’을 꼽는다. 한국인 여아를 입양했던 미국 안과의사로 미국인들의 입양을 돕다가 한국 미혼모 현실을 보고 ‘한국미혼모 지원네트워크’를 설립한 보아스(Richard Boas) 박사는 '왜 이 엄마들이 다 아이를 포기하고 있는가?‘ 라고 자문하게 되었다 한다. 이때 그가 본 것도 사회적 낙인이다. 위의 예와 같이 마음을 다잡고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는 사람도 죄인처럼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야 하는가하면 직장에서도 차별받는 게 우리사회다.

가족계획사업으로 둘만 낳자, 하나만 낳자던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면서 불임부부의 인공수정 보조에 수 조원씩 들이고 난임에 대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해외입양, 그것도 미국이 주를 이루었는데, 이제 ‘아이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떨치기 위해 국가가 국내입양을 장려하면서 입양가정에는 미혼모 양육지원보다 더 큰 지원을 해주고 있다.

예의 연합뉴스의 기사에는 여성정책연구원이 양육미혼모 700여명 설문조사에서 양육비 지급을 요구한 적이 있다는 미혼모가 26%에 그쳤고 청구소송 의향이 있다는 경우가 32%에 그쳤다고 한다. 임신중절 감소를 위하여 현실적인 성교육이나 피임교육도 중요하고 사회적으로 생명존중분위기를 고양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너무 구태의연한 말이다. 덜 구태의연한 말도 하고 싶다. 생부의 책임도 문제 삼아야 한다고. 생부와 생모, 둘 다 아이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가진다. 그런 면에서 부양의무자에게 양육비를 징수해주고 국가가 대신 내주다가 의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하자는 전문가들의 생각이 옳다고 본다.

입양특례법의 개정 취지도 아이를 위한 것이다. 개정 이후의 상황은 아이를 위한다는 취지가 살려지고 있는지 검토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입양보다는 생부모가 책임을 다할 수 있게 하는 도와주는 게 우선이다. 키웠어야 할 사람이 책임을 다하게 하고, 키워보려고 발버둥치는 사람의 자립을 정책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를 키워보려는 미혼모들에게는 사회가 주는 냉혹한 시선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버겁다.

 강명신 박사(강릉원주대 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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