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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을 정말 사랑한다면 세습을 반대하라”세습망령에 사로잡힌 한국교회, 근절 시급
   
▲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지난 2일 공식 출범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출범선언문에서 성경적 공교회 정신에 근거할 때 교회세습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리스도인은 거룩한 보편적 교회를 믿고, 교회의 주인은 오직 한 분 하나님이시며 절대로 특정 목회자 또는 그 가문이 사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공식 출범하면서 교회세습에 대한 교회 내 자정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이 운동이 궁극적인 목표인 각 교단의 세습금지를 위한 입법, 나아가 교회세습의 근절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과거 대형교회를 위주로 자행되던 세습이 이제는 크기와 상관없이 유행처럼 전국교회로 번지고 있다. 한국교회가 세습망령에 사로잡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세습 관행은 가뜩이나 바닥에 추락한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수습불가능 상태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회세습 관행을 비호하는 세력들은 은밀하고, 주도적, 기습적으로 후계자 양도를 단행하고 있다.

이는 비성경적, 비선교적 행위일 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도덕적으로도 타락해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더 이상 한국교회는 ‘교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며,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를 받아야 한다’는 진리를 지키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목회자 세습이 하나님의 주권을 부정하고, 교회를 사유화하는 배도적 죄악이자 교회의 교회됨을 뿌리째 흔드는 교회파괴 행위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교회가 세습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지난 9월 25일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임시입법의회를 열고, 교회세습을 금지하는 내용의 장정 개정안, 일명 ‘교회세습 방지법’을 통과시킨 것이다.

이에 따르면 감리교 장정 제3편 ‘조직과 행정법’에 ‘담임자 파송 제한’ 조항을 신설할 수 있게 됐다. 이 조항은 부모나 자녀 또는 자녀 배우자는 연속해서 동일 교회에서 목회할 수 없으며, 부모가 장로로 있는 교회를 자녀와 자녀의 배우자가 담임할 수 없도록 했다. 사회적 시각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한국교회 안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다. 게다가 지난 2일에는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교회세습근절을 목표로 공식 출범했다.

사실 그동안 일부 교회는 세습에 있어 아무런 거리낌 없이 행동해 왔다. 지금은 작고한 원로목사의 교회세습 참회로 관심을 모았던 C교회를 시작으로 K교회, S교회, G교회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교회들이 버젓이 세습을 자행했다. 모범이 되어야할 대형교회들이 오히려 앞 다투어 세습러시를 이뤘다. 사회적 비판의 시각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부끄러움보다는 자신들의 세습을 정당화하려는 모습밖에 없었다.

안타깝게도 세습 관행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O교회는 지난달 7일 ‘교회 세습’을 최종 결정했다. 감리교가 ‘교회세습 방지법’을 내놓은 지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O교회는 이날 세례교인 전원을 대상으로 한 공동의회를 열고, 아들 목사를 새로운 담임으로 추대하는 안건과 관련 찬반 투표결과, 출석교인 1530명 중 1035명이 찬성해 세습을 확정했다.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일 뿐이다.

이날 교회개혁실천연대 회원 10여 명은 공동의회가 열리는 시간에 ‘교회세습’을 비판하는 플랜카드를 들고 묵언의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이들이 교회 앞에서 플랜카드를 들고 서 있자 교회 측에서는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듯 교회 차량으로 교회 앞마당을 가리기에 급급했다.

문제는 이러한 세습을 꿈꾸는 교회들이 즐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변칙적 교차세습까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M교회의 경우 교단헌법을 바꿔서라도 세습을 자행하려는 움직임이다. 국내 굴지의 대형교단인 T교단은 특정인을 위한 헌법조항을 추가했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교단 정치편 27조에 동사목사제도를 두고, 헌법시행규정 16조에 부목사의 담임목사승계제도를 둔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따르면 정치편 27에 “동역(동사)목사는 위임목사를 도와 동역하는 목사다. 당회와 제직회 각 과반수의 결의로 청빙된 목사로서 임기는 1년이며 1회만 연임할 수 있다. 단, 당회와 제직회에서 결의권은 없으며 언권만 있다.”는 조항이 신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지연, 학연, 혈연을 통해 은밀하게 세습이 자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M교회의 K목사는 아들을 사실상 동사목사로 두고 후계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국교회 안에서 세습은 일상적인 것처럼 스스럼없이 일어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관행에 대해 한국교회가 자정적 비판능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한국교회는 세습의 관행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다.

하지만 그들이 자행하고 있는 세습은 일반적인 세습이 아닌, 교회를 위한 후임자나 후계자라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결국 자신들이 하는 것은 세습이 아닌 교회만이 가진 특수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세습을 두고 찬반이 갈리는 것도 이 부분이다. 그러나 세습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불변의 진리다. 교회의 주권은 인간이 아닌 하나님에게 있기 때문이다. 용어의 정의를 떠나 과연 한국교회 안에서 세습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지난 2일 출범하며 내놓은 출범선언문은 눈여겨 볼만하다.
세습반대운동연대는 출범선언문에서 “한국교회에 만연한 담임목사직 세습 관행의 중단을 위해 분연히 일어섰다”며 “부와 명예와 권력이 동반되는 담임목사직을 그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에게 세습하는 행위는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하더라도 안으로는 교회의 성경적 정체성을 파괴하고, 밖으로는 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방해하는 크나큰 사회적 일탈행위에 불과하다”고 개탄했다.

연대는 성경적 공교회 정신에 근거할 때 교회세습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리스도인은 거룩한 보편적 교회를 믿고, 교회의 주인은 오직 한 분 하나님이시며 절대로 특정 목회자 또는 그 가문이 사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교회의 흥망성쇠는 목사 개인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초월적 경륜에 달려 있고, 목회자의 직분은 구약적 혈연주의가 아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은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의 민주적 참여를 배제한 채 일부 특권층이 독단적으로 교묘하게 진행하는 교회세습은 성령의 역사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교회가 복음 전파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도 교회세습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연대의 입장이다. 교회세습이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한지 이미 오래고, 북한의 3대 세습과 재벌의 편법 세습과 마찬가지로 교회세습의 요체가 자기 자신과 자녀 그리고 자기 조직만의 안정과 유지를 위한 이기적인 탐욕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 공동체는 예수그리스도 십자가의 모범을 따라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 마땅히 누릴 기득권조차도 스스로 포기하는 초월적 도덕성을 드러내야 하며, 세속에서도 납득하지 못하는 세습을 탐하는 것은 복음의 증인의 자세가 아닐뿐더러, 입으로는 복음을 전하면서 삶으로는 복음의 정신을 위반하는 위선적 전도에 설득될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연대는 교회세습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을 분명히 하면서, 세습의 부당성에 대해 연구하고 조사하고, 이를 널리 교육하고 홍보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또한 세습 반대에 동의하는 이들의 염원을 모아 함께 적극적인 반대 운동을 전개해 나가고, 나아가 각 교단들이 교회세습을 금지하는 조항을 담아 교단 헌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조력해 나가기로 했다.

손봉호 석좌교수(고신대)는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출범 기자회견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거에는 세상 사람들이 교회가 하는 것을 존경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조롱하고 걱정하는 세태가 되었다. 어쩌다 한국교회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너무나 안타깝다.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돈, 명예, 권력 이런 것들을 탐해서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교회세습이다. 교회세습반대운동은 세습의 유혹을 받는 분들을 도와주는 것이다. 불명예에 빠지는 일에서 구하는 것이다. 얼마든지 세습 받지 않고도 성공적인 목회를 할 수 있다.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목사님을 정말 사랑한다면 세습을 반대하라. 선한 명예가 그리스도인에게 얼마나 중요한가.”

손 교수의 발언은 교회세습이 관행화 된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재호 기자  jjjclub@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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