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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마시라하태영 목사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03.27 13:15

   
▲ 하태영 목사
경제 사정이 좋지 않으면 사람들은 씀씀이는 줄이면서도, 몸치장에 더 신경을 쓴다고 한다. 일종의 살아남고자 하는 본능이 작용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래가 불안하고 세상이 혼탁하면 사람들은 종교에 더 열심이다. 예레미야 시대가 그랬다. 온갖 우상숭배가 극성을 부리면서도 성전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뤘다. 문제는 저들의 삶에 정의는 없었다는 것이다. 가난한 자들과 고난당하는 자들에 대한 관심이나 배려 따위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성전은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었으니, 그런 곳에 어찌 하나님이 계시겠는가?

예수님 당시도 다르지 않았다. 종교적 위선과 성전 부패가 극에 달했음은 물론, 성전 당국은 돈벌이에 혈안이었고, 가난한 백성들을 변변한 제물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사정이 이러하니 위로 받을 데 없고, 희망 없는 이들은 갈 곳이 없었다. 마침 초막절을 맞이하여 성전에서는 물의 제사를 드리며 풍족한 생활을 기원했지만, 백성들의 영혼의 기갈은 풀 수가 없었다. 그때 예수께서 성전 밖에서 “누구든지 목마른 자는 다 내게로 와서 마시라”(요 7:37)고 하신 것이다.

“내게 와서 마시라”는 ‘나를 마시라’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다. 예수께서는 당신 자신을 생명수라고 하신 것이다. 마지막 만찬 때 ‘이 잔을 받아 마시라 이것은 죄를 사하여 주려고 흘리는 나의 피다’(마 26:26-27)고 하신 말씀처럼, 예수님 자신이 생수가 되어 이 땅에 오신 분이다. “그러면 그 배에서 생수가 솟게 되리라.” 랍비적인 표현으로 ‘배’는 ‘인격’ 또는 ‘자아’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예수를 마시는 사람은 그의 인격이 변화되어 거듭나는 변화가 일어난다. 예수께서는 위선적인 예배가 아닌 근본적인 인격의 변화를 요구하신 것이다.

삼일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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